폴리마켓의 '글로벌 역설'—접근성 높지만 규제 벽 높아
블록체인 기반 예측마켓은 국경 없는 유동성을 표방하지만, 각국 규제와 KYC 강화로 실제 진입 장벽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 사용자들의 VPN 우회 관행이 늘어나는 이유와 한계를 짚어본다.
폴리마켓은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 컨트랙트로 작동하며, 기술적으로는 전 세계 누구나 접근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미국 CFTC의 규제 압박이 강해지면서 플랫폼들은 IP 제한과 지역 차단을 강화했고, 이는 글로벌 '개방성'이라는 초기 약속과 배치된다.
한국은 예측마켓의 법적 공백 국가다. 게임물관리위원회와 금융감독당국 사이 규제 책임이 불명확하고, 도박성 여부 판단도 사건마다 달라진다. 이 때문에 국내 플랫폼은 거의 없고, 한국 사용자들은 폴리마켓·칼시(칼시(Kalshi))·하이퍼리퀴드(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같은 해외 서비스에 VPN을 통해 접근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VPN 우회는 약물이자 독약이다. 단기적으로는 규제 우회 수단이지만, 플랫폼이 VPN 적발 시 계정 동결·출금 거부로 응한다는 점에서 사용자는 항상 자산 압류 위험에 노출된다. 일부 사용자들이 소액만 운용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주요 선진국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영국·EU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는 중이지만, 미국·호주·캐나다는 여전히 엄격한 라이선스 요건을 유지 중이다. 결과적으로 폴리마켓의 '글로벌 접근성'은 미국·선진국 내 사용자에 편향된 구조가 되었다.
암호화폐 지갑 기반 예측마켓이 가진 근본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전통 금융처럼 신원 검증·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할수록 블록체인의 익명성 장점이 사라지고, 중앙화된다. 폴리마켓이 Visa·Mastercard 입금을 거쳐 USDC 구매로 전환한 것도 이 긴장 관계의 증거다.
한국 사용자들은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국내 규제 명확화를 기다리거나, VPN 위험을 감수하거나, 소액 참여 수준에 머무르거나. 이 중 상당수는 '블록체인 예측마켓'이라는 혁신성보다 기존 스포츠토토·복권 같은 단순 도박으로 인식하는 문제도 있다. 규제 공백이 오래 지속될수록 사용자 신뢰도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