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예측마켓, 법적 회색지대에서 사업 모델 모색 중
폴리아시아 같은 국내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법적 지위 문제가 부상했다. 도박죄·금융감독 판단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각 플랫폼은 자체 규제 체계로 신뢰 확보에 나섰다.
예측마켓이 한국에서 합법인지 명확한 답이 없다. 현행법상 예측마켓은 ▲도박죄 여부 ▲금융상품 여부 ▲지식재산권법상 규정 등 여러 법역에 걸쳐 있지만, 명시적으로 규율하는 법령이 부재하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경찰청은 개별 사건 기준으로 판단해왔고, 글로벌 플랫폼(폴리마켓 등)의 국내 접근성은 제약하면서도 국내 플랫폼(폴리아시아)의 성장은 조건부로 용인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규제 선례는 참고할 만하다. CFTC(상품선물위원회)는 2023년 칼시(칼시(Kalshi))의 이진옵션 마켓을 승인하며, 예측마켓을 도박이 아닌 규제 금융상품으로 분류했다. 칼시는 미국 달러 정산·고객 자산 분리·시장 감시 시스템 등을 구축해 기관 신뢰도를 확보했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폴리마켓은 CFTC의 규제 이의 제기에 직면해 있으며, 사용자 인증·미국인 배제 등의 운영 방식으로 규제 공백을 활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국 규제 당국의 입장은 모호하다. 예측마켓을 ▲순수 정보상품 ▲투자상품 ▲도박 중 어디로 분류할지 합의가 없고, 책임 부서도 불명확하다. 이는 국내 플랫폼이 자체 컴플라이언스 체계로 신뢰를 구축하도록 강제한다. 폴리아시아는 본인 인증·거래 한도·자산 분리 등의 조치를 자발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규제 프레임워크의 디폴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EU와 일본의 사례는 다른 방향을 시사한다. EU는 MiFID II 지침으로 예측마켓을 투자상품으로 규율하되, 플랫폼 운영자에게 인가 의무를 부과했다. 일본은 도박죄 판례를 통해 '사행성이 배제된 정보상품'으로 인정하되, 자주규제조직(SRO) 모델을 도입하려 한다. 한국도 이 두 접근법 중 하나로 수렴할 가능성이 있다.
규제 불확실성은 국내 시장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폴리아시아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수만 명대로 추정되며, 미국(칼시·폴리마켓)이나 글로벌(Manifest, Metaculus) 플랫폼의 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 기관투자자 진입도 제한적이다. 규제 명확화가 없는 한 국내 시장의 규모 확대와 기관 신뢰도 동시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
향후 규제 방향은 여러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당분간 현상 유지(자발적 컴플라이언스 중심) ▲금융당국 인가 체계 도입(칼시·EU식) ▲도박죄 명확 면제(일본식)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어느 시나리오든 국제 규제 동향(특히 CFTC 결정)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